빈 상가·지산 주택 전환
LH에 팔면 얼마 남나
그래서 원룸으로 바꿔야 수지가 맞는다
5년 전 실적은 목표의 3%였습니다
2026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빈 상가와 오피스, 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를 사들여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으로 바꾸는 사업에 2,125호 규모의 신청이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올해 목표 2,000호를 넘긴 물량이다. 정부는 비어 가는 상가와 과잉 공급된 지식산업센터를 집으로 바꾸면 주택 공급 부족과 공실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사업은 5년 전에도 있었다. 정부는 2021년 2·4 대책에서 2025년까지 비주택 리모델링으로 4만1,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공급은 2020~2021년 10곳 1,291가구에 그쳤고, LH는 2022년부터 새 물건 발굴을 중단했다. LH토지주택연구원은 공사비가 오르고 바닥 난방과 욕실을 새로 넣느라 공사 기간이 길어진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신청한 건물이 실제 공공임대주택이 되려면 심사와 약정, 공사를 거쳐 LH가 건물을 사야 한다. 그 과정을 끝까지 진행할지는 건물주가 계산해 보고 결정한다. LH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에 사는지, 상가를 집으로 바꾸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그러고 나면 건물주 손에 얼마가 남는지, 지식산업센터 호실 소유자는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 본문의 제도와 수치는 2026년 10월 26일 기준이다.
1. LH는 어떤 기준으로 사나 - 직접매입과 매입약정
역 근처에 3층짜리 상가 건물을 가진 건물주가 있다고 하자. 1층은 편의점이 영업 중이지만 2·3층은 1년 넘게 비어 있다. 정부가 빈 상가를 사서 집으로 바꾼다는 뉴스를 접하면 먼저 궁금한 것은 내 건물도 대상인지, LH가 얼마에 사 주는지다.
① 신청할 수 있는 건물
대상 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규제지역 15개 시·구다. 올해 공모부터 구리시,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가 추가됐다. 건물 용도는 근린생활시설(상가)·업무시설·숙박시설·수련시설·노유자시설과 지식산업센터 안의 공장이고, 오피스텔이나 기숙사 같은 준주택으로 용도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준공 30년 이내에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물만 받는다.
매입은 건물 한 동 전체를 사는 것이 원칙이다. 국토교통부는 용도변경 뒤 주거 전환이 원활하면 층 단위 매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기본 단위는 동이다. 1층에 임차인이 남아 있는 건물이라면 동 전체를 넘기기 전에 임대차 계약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계획해야 한다.
② 매입가를 정하는 시점
LH가 건물을 사는 방식은 2가지다. LH가 먼저 건물을 사서 직접 고치는 직접매입, 그리고 건물주나 리모델링 사업자가 공사를 마치면 LH가 사기로 미리 약정하는 매입약정이다. 어느 방식으로 파느냐에 따라 LH가 공사 전 건물을 평가하는지, 공사 후 건물을 평가하는지가 달라진다.
LH 비주택 매입 방식 비교
(2026년 공모 기준)
| 구분 | 직접매입 | 매입약정 |
|---|---|---|
| 공사 | LH가 매입 후 직접 리모델링 | 건물주 또는 리모델링 사업자 |
| 매입 시점 | 리모델링 전 | 리모델링 후 |
| 매입가 기준 | 공사 전 상태의 감정가 이하(인근 시세 감안) | 공사를 마친 건물의 감정가 |
| 2026년 신청 | 17건(서울 9 · 경기 8) | 2,125호 |
※ 출처 : 국토교통부(2026년 4월) · LH 공모·발표(2026년 7월·10월) · 국회 제출 자료(2026년 9월 보도). 직접매입은 건물 수, 매입약정은 주택 수 기준.
직접매입을 택하면 건물주는 비어 있는 상가 상태의 가격을 받는다. 공실이 길어 임대료가 떨어진 건물이라면 감정가도 그만큼 낮아진다. 매입약정을 택하면 고친 뒤의 건물 가격으로 평가받는 대신 공사비와 공사 기간의 부담을 건물주가 떠안는다. 직접매입 17건은 건물 수, 매입약정 2,125호는 주택 수라 바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신청이 매입약정에 몰린 데는 이 가격 기준 차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 입장에서 매입약정은 준공 전에 통매각 계약을 맺어 두는 것과 비슷하다. 분양이 안 될 걱정은 없지만, 매입가가 준공 뒤 감정평가로 정해지므로 공사 중에 오른 비용을 매입가에 반영할 수는 없다. 감정평가액이 생각보다 낮아도 다시 협상할 여지가 크지 않다.
③ 신청 뒤 일정
LH는 10월에 서류심사, 11월에 매입심의를 거쳐 연말부터 약정을 맺을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 상반기 착공, 2028년 입주를 목표로 제시했다. 신청한 2,125호가 모두 약정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심사에서 걸러지는 물건이 있고, 약정을 맺은 뒤에도 공사비가 맞지 않으면 건물주가 포기할 수 있다.
약정을 맺을지는 결국 공사비가 좌우한다. 상가를 집으로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고쳐야 할까.
2. 상가를 집으로 바꾸려면 - 전용 30㎡ 미만 기준
상가와 사무실은 사람이 24시간 사는 것을 전제로 지은 건물이 아니다. 낮에 일하고 밤에 비우는 건물을 잠자고 씻고 밥해 먹는 건물로 바꾸려면 바닥부터 배관, 피난 설비까지 손이 간다.
① 사는 건물로 바꾸는 공사
가장 먼저 바닥 난방을 새로 깐다. 상가는 냉난방기로 공기를 데우는 방식이라 바닥에 온수 배관이 없다. 다음은 욕실과 주방이다. 상가 화장실은 층마다 1~2곳을 함께 쓰는데, 원룸으로 나누면 방마다 따로 둬야 하므로 급수·배수·환기 배관을 호실 수만큼 새로 내고 욕실 바닥은 방수 공사를 한다. 호실 사이 벽은 소리가 넘어가지 않게 보강하고, 소방 설비도 주거 기준에 맞춘다.
시공 현장에서 공사비를 크게 좌우하는 것은 배관이다. 새 배관을 아래층으로 내리려면 바닥 슬래브에 구멍을 뚫어야 하고, 바닥 난방층을 올리면 무게가 늘어난다. 기존 건물이 늘어난 무게를 견디는지, 슬래브에 구멍을 내도 괜찮은지 구조 검토부터 받아야 공사 범위를 확정할 수 있다. 정부가 9월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에서 안내한 비주거 리모델링 기금대출의 한도는 오피스텔·기숙사 호당 7,000만원이다. 실제 공사비는 건물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원룸 1실 공사비를 처음 가늠할 때 참고할 만한 금액이다.
② 주차 - 더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경우
공사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주차다. 주차장법 시행령은 건물 용도를 바꾸면 바꾼 뒤 용도의 주차대수를 다시 계산해 모자라는 만큼 더 만들도록 한다. 근린생활시설은 시설면적 200㎡당 1대지만, 오피스텔은 세대당 1대(세대당 전용면적 60㎡ 이하는 0.7대) 이상이다. 연면적 660㎡(약 200평) 상가의 주차 기준은 3대 남짓인데, 같은 건물을 원룸 15실로 바꾸면 최소 11대가 필요하다. 이미 지어진 건물 지하를 더 파서 주차장을 늘리기는 어렵다.
주차장법 시행령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는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고도 용도를 바꿀 수 있는 예외가 있다. 상가를 집으로 바꿀 때 쓸 수 있는 것은 아래 3가지다.
용도변경 때 주차를 더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경우
(2026년 10월 기준 법령)
| 구분 | 조건 | 근거 |
|---|---|---|
| 작은 건물 | 사용승인 후 5년이 지난 연면적 1,000㎡ 미만 건물(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바꾸는 경우 제외) | 주차장법 시행령 제6조 ④ 1호 |
| 원룸 오피스텔 | 상가·지식산업센터를 호실별 전용 30㎡ 미만 오피스텔로 바꾸고 2027년 말까지 신청 · 300m 안 국가기관 등이 설치한 주차장 이용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인정 | 주차장법 시행령 제6조 ④ 3호 |
| LH 매입 준주택 | 세대별 전용 30㎡ 미만 · 임차인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조건 · 바꾸기 전 용도 기준으로 주차 산정 |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37조 ⑤ |
※ 출처 : 주차장법 시행령(2026년 8월 28일 시행) ·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2026년 9월 8일 시행) ·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7조. 300m는 직선거리이며 도보 600m도 인정. 상가 주차 기준은 지자체 조례로 강화되거나 완화될 수 있다.
앞의 660㎡ 상가는 사용승인 5년이 지났다면 첫째 경우에 해당해 주차를 더 만들지 않고도 용도를 바꿀 수 있다. 연면적 1,000㎡ 이상이거나 사용승인 5년이 지나지 않은 건물은 주차장을 더 만들어야 하고, 전용 30㎡ 미만 원룸으로 나눠야 면제를 받을 수 있다.
③ 복도 폭 - LH에 팔 건물은 1.5m
오피스텔처럼 양옆에 호실이 있는 복도는 폭이 1.8m 이상이어야 한다. 상가 복도는 대개 이보다 좁고, 복도 벽이 건물을 받치는 내력벽이면 헐어서 넓히기도 어렵다. 이 규정에는 LH 매입용 예외가 있다. LH 같은 공공주택사업자에게 팔려고 준주택으로 바꾸는 건물은 다음 조건을 모두 갖추면 복도 폭 1.5m를 인정받는다(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5조의2 ④). 지상까지 바로 이어지는 직통계단이 2곳 이상이어야 하고, 계단실 출입구 너비가 0.9m 이상이어야 하며, 이 출입구에는 피난 방향으로 열리고 늘 닫혀 있거나 불이 나면 자동으로 닫히는 방화문을 달아야 한다. 생활숙박시설(생숙)을 오피스텔로 바꿀 때 복도 폭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생숙 오피스텔 전환 글에서 다뤘다.
원룸으로 바꾸기로 했다면, 건물주 손에는 얼마가 남을까.
3. 건물주에게 남는 돈 - LH 매입약정 수지
매입약정을 하면 건물주는 지금 건물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친 건물을 나중에 LH에 판다. 그래서 건물주가 실제로 받는 돈은 LH 매입가에서 리모델링에 들인 돈을 뺀 금액이다. 이 금액이 지금 이 건물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받을 수 있는 가격, 곧 예상 매도가보다 커야 신청할 가치가 있다.
① 시행사의 토지비 역산 방식으로 계산하기
시행사는 땅을 살 때 분양 수입에서 공사비와 금융비, 이익을 빼서 낼 수 있는 땅값을 산출한다(토지비 역산). 매입약정을 검토하는 건물주도 같은 순서로 계산하면 된다. 원룸 실 수에 실당 예상 매입가를 곱해 매입 총액을 구하고, 리모델링비를 뺀 금액이 땅과 기존 건물값으로 건물주가 받는 돈이다. 토지비 역산 방법은 사업부지 검토 순서 글에서 자세히 다뤘다.
※ 원룸 1실은 전용 약 26㎡에 복도·계단 등 공용 면적을 합친 연면적 약 13평(43㎡)으로 계산했다. 7,000만원은 정부 비주거 리모델링 기금대출의 호당 한도. 설계·인허가비, 공사 기간 이자, 세금 제외.
② 수령액과 비교할 대상
계산 결과는 먼저 예상 매도가와 비교한다. 수령액이 예상 매도가보다 낮다면, 1년 넘는 공사와 감정가가 낮게 나올 위험을 안으면서까지 매입약정을 맺을 이유가 크지 않다. 그다음 비교 대상은 건물을 계속 보유하는 경우다. 비어 있는 동안에도 관리비와 재산세는 계속 나가고, 임차인을 들이려고 임대료를 낮추거나 무상 임대 기간을 주면 건물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역세권 요지 건물주는 공실을 감수하고 기다리기도 한다. 도심 땅값은 오랜 기간 올랐고, 지금 공사비를 들여 원룸 건물로 바꿔 팔면 나중에 땅값이 오를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출 이자 부담이 크거나 공실이 길어진 건물이라면 매입약정이 현실적인 처분 방법이 될 수 있다.
③ 리모델링 대신 철거 후 신축을 하면
공사비가 신축에 버금간다면 차라리 헐고 새로 지을지 고민하는 건물주도 있다. 먼저 지금 건물의 연면적과 새로 지을 때 허용되는 면적을 비교한다. 리모델링은 기존 연면적을 유지하지만, 헐고 새로 지으면 지금의 용적률과 주차, 일조 기준을 처음부터 다시 적용받는다. 용적률 규제가 강해지기 전에 지어져 지금 허용되는 것보다 연면적이 큰 건물은 신축하면 면적이 줄어든다. 반대로 지금 용적률이 꽤 남아 있는 저층 건물은 신축으로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다. 다만 신축하면 용도변경 때 받을 수 있는 주차 면제가 적용되지 않아 주차장을 지금 기준에 맞춰 계획해야 한다.
상가 건물은 건물주 한 사람이 결정하면 되지만, 지식산업센터는 주인이 수백 명인 건물이 많다.
4. 지식산업센터 호실도 신청할 수 있나 - 구분소유와 통건물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소유자라면 이번 정책이 반가울 수 있다. 정부는 공실 지식산업센터를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 넣었다. 다만 소유자가 여럿인 건물에서는 신청부터 쉽지 않다.
① 공실 현황과 바뀐 제도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설립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는 1,553곳이고, 이 가운데 2023~2025년에 준공한 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3.5%, 평균 미분양률은 26.9%다. 최근 3년 사이 준공한 센터는 절반 가까이 비어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경매는 3,876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공급이 몰린 과정은 지식산업센터 공급과잉 글에서 다뤘다.
LH는 7월 매입약정 공모부터 지식산업센터를 대상에 포함했고, 정부는 9월 8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을 고쳐 LH가 사들일 수 있는 건물에 지식산업센터를 추가했다. 개정 전 시행령에는 건축법상 공장으로 분류되는 지식산업센터가 매입 대상에 없었다.
※ 출처 : 산업통상부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2026년 9월 10일) · 주차장법 시행령 ·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② 호실 하나만 가진 소유자는
LH 매입은 동 단위가 원칙이고, 한 층 전체가 비어 있으면 층 단위 매입도 검토한다. 호실 하나를 가진 소유자가 혼자 신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호실마다 주인이 다른 건물은 복도와 배관 같은 공용부분 공사와 용도변경에 소유자들의 동의를 모아야 하고, 일부 호실만 집으로 바꾸면 사무실과 주거가 한 건물에 섞인다.
지식산업센터 분양 현장에서는 같은 건물 안에도 직접 입주한 기업, 임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 시세 차익을 기다리는 소유자가 섞여 있다. 관리단 회의에서 관리비 인상 하나 합의하기도 쉽지 않은 건물에서 용도변경까지 의견을 모으기는 더 어렵다. 그래서 현실적인 대상은 분양이 잘 되지 않아 시행사가 호실 대부분을 갖고 있는 건물이다.
③ 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입지인지
지식산업센터는 산업단지나 도심 외곽 공업지역에 많이 지어졌다. 주차와 복도를 해결해 원룸으로 바꿔도, 주변에 편의시설과 대중교통이 없으면 청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고 LH 심사에서도 입지 점수가 낮게 나올 수 있다. 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라면 주거 전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권역별 수요 차이는 지식산업센터 3대 벨트 글에서 비교했다.
지식산업센터 주거 전환은 미분양이 많은 역세권 통건물에서 먼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5. Key Summary
6. Case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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